마음수련해서 더 이상해졌다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마음수련 했으면서 왜 그래?”

“마음수련 했다면서 어떻게 변한 게 없니?”

“마음수련해서 너 더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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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지려고 하다가 나빠진 격

 

위의 질문은 마음수련 명상을 오래 한 내가 주변에서 쉽게 듣는 말이고, 나 스스로도 문득 드는 생각이다.

 

 

분명 처음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었다.


행동도, 마음도 이전과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만큼 내 인생에서 과히 황금빛이라 생각할 만큼 좋았던 적이 분명 있었다. 표정은 늘 밝았고, 어릴 적 새 신발을 신고 뛰어다니던 시절처럼 마음도 너무 가벼웠다. 행복하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너무 신기했고 매일 매일이 참 좋았었다. 그러다 한해 두해 지나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말수도 줄고 한숨은 늘었다.
매너리즘에 빠진 걸까? 그 당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과 감정들이 나를 서서히 우울함 속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았다.

마음수련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그런 상황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내가 비정상일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내가 정말 하나도 안 바뀐 건가? 내가 나를 봐도 더 이상해 진 것만 같았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그런 보통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랐던 것 같았다. 자기 주장이 더 심해졌고, 더 남을 배려하지 않고, 오직 내 생각만이 옳다고만 믿어버린 채, 그 속에서 한걸음도 못 나오는 신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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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이렇게 맑았는데

 

분명 그랬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좋으니까, 그래야 하니까, 그래서 난 항상 배려를 했다.
근데 나만 유독 배려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적당히 자기 것 챙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 모습들에 나는 점점 왜 나만 배려를 하지, 아무도 몰라주는데. 남들은 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나만 이럴 필요 있나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이제 나만 배려하고, 내가 손해보는 짓은 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나도 저들처럼 똑같이 할거야. 나보고 뭐라 하기만 해봐 하면서 말이다. 결국 나는 점점 내가 손해보는 것은 안하려고 하고 점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지내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듣게 되는 말이 바로 마음수련 하는데 어떻게 그래?”, “마음수련 하면 그렇게 이기적으로 되는 거니?” 이다.
분명 나도 남들처럼 똑같이 자기 실속 챙기고 하고 싶은 대로 한 것인데 자기들은 그렇게 하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지? 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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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회색벽에 갖힌 듯 답답하다

 

또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이 좋을 때는 참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누가 보든 말든 최선을 다하고 좀더 성실하게, 좀더 성의 있게 노력했다. 그런데 일이란 게 잘 해서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잘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지 않은가.

근데 항상 결과만 보고 제대로 안했다고, 지적 받거나 혼나면 정말 너무 싫은 거다.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결과가 안좋아서 이렇게 인정도 못 받고 찬밥 신세가 되는 것 같은지.

결국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열심히 해봐야 뭐해. 어차피 잘 안되는데. 나도 남들처럼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내 실속 챙기고 해야겠다. 그렇게 마음 먹게 된다. 그러다 결국 또 듣게 되는 소리는 너 마음수련해서 더 이상해진 거 알아?”, “어떻게 너는 열심히도 안하고 니 실속만 챙기니?” 이다. 아닌데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닌데. 그래도 열심히 한적은 있었는데. 결국 후회하고, 속상해 하고 답답해 하게 된다.

 

이것 말고도 더 많은 상황들이 있다.


상대에게 말을 할 때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서 말이다.
왠지 혼자 고립되어 있는 것 같고 표정은 늘 어둡고 모음 너무 무겁고 한숨만 푹푹 쉬게 되고. 마음수련 했는데 더 힘들어 졌다고 온갖 투정과 부정적인 생각들로 어느덧 가득 차게 된다.

그런데 이 상황들을 잘 되돌아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나는 누구를 위해 배려하고, 누구를 위해 열심히 하고 그랬던 것일까?
내가 했던 행동과 말들이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만약 내가 아닌 남들을 위한 배려였다면 섭섭함과 서운함이 있었을까?
내가 일을 할 때 오직 결과만을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면 그렇게 혼나거나 지적 받는 일이 있었을까?

냉정하게 말해서 나는 상대를 배려 하는 것도, 열심히 했던 것도 모두 내 기분이 좋으니까, 그렇게 착하게 열심히 하면 내가 좋으니까, 오직 나를 위해서만 했던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보며 저들은 왜 자기 밖에 모를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렇게 살고 있었다. 내가 제일 나만을 위해서 살았으니 돌아오는 말도 그런 부정적인 말 뿐이었던 것이다.

 

사진 (4)
나의 부정적인 생각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정말 대단한 착각 속에 살았다.


조금만 돌아보면 어떻게 이런 착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답이 나온다.
분명히 나는 마음수련해서 조금 비웠다고 다 버린 줄 착각하며, 그 기분 좋은 마음에 취해서 살아간 것이다.

내 마음속에는 아직 깊고도 깊은 철저히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가 제일 맞다 하는 그 부정적인 마음의 뿌리가 남아있는데, 조금 버렸다고, 조금 비워졌다고 착각해서 다 끝난 줄 안 것이다.
사실은 아직 있는데. 난 그렇게 아직 내 마음이 있음에도 있는지 모르고 그렇게 대충, 설렁설렁 마음수련을 하다가 이지경까지 온 것이었다.

나 외에는 다 틀렸고, 나 외에는 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그런 엄청난 착각 속에,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상대를 미워하고, 동시에 왜 나를 존중해 주지 않지?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배려와 이해가 없지? 라고 하면서 후회하고, 한숨짓고 포기하려 하고. 그만두고 싶고, 도망치고 싶고, 어디론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버리고 싶은, 그런 부정적인 마음들로 다시 가득 차버린다.

정작 내 마음은 못 본채. 오로지 눈에 보이는 대로 시비 하며 지냈던 것만 같다. 아주 깜깜한 지하 수만 키로 아래에서 그렇게 나 혼자, 나 홀로. 그 속이 얼마나 깜깜한 지도 모른 채, 그렇게 하루 하루 지냈다. 점점 마음수련 하기 전 아주 힘들었던 때보다 훨씬 더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도덕도 없고, 상식도 없는, 그냥 자기 밖에 모르는 꼴통. 나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비워 내지도 못하고 그냥 꽉 막힌 지하 수만 키로에 홀로 갇혀 살아가고 있었다.

 

사진 (1)
교도소보다 내 마음 속이 더 괴롭다

 

표정도 어둡고, 의욕도 없고, 그냥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아무 뜻과 의미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쯤 누군가 구세주처럼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물병에 시커먼 흙탕물이 가득 차 있으면,
그 시커먼 물과 물병을 모두 버려야 하는데,
보자기로 그 물병을 가린 채 너는 물병이 없는 척, 그렇게 살고 있다.

 

 

정말 나의 모든 상황이 한번에 정리되는 말이었다.
나는 정말로 마음수련을 그렇게 했던 것이다. 보자기로 덮어 버리고 마음 없다고, 마음수련 다 했다고 하면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 스스로를 고립시켜 놓고는 내가 마음수련해서 더 이상해졌다고, 마음수련하면 이상하게 되는 거 같다며, 옛날에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다며이런 미친 소리를 늘어 놓았던 것이다.

이게 정말 정상인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지 않은가? 살짝 비워진 그 기분에 취해 마음수련을 실제 오래 한적도 없었으면서 남 탓하며 지냈으니 스스로 못 버티는 지경까지 온 게 아닐까 싶다. 진짜 너무 힘들었고 너무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스스로를 오래 탓하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

정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힘들고 나니 정말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정신이 차려 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마음수련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말이다.
이렇게 가다가 정말 허망하게 죽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꽤 진지하게 마음수련을 다시 해볼 마음이 생겼다. 진짜 내 실체를 인정하고 그 실체를 반드시 버리겠다는 각오가 생기니까 그때부터 진짜 내 마음이 잘 보였고 마음들이 진짜 버려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음이 조금씩 버려지다 보니 다시 기분도 좋아지고 도 잘 쉬어 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하지만 이제 이것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기분이라는 것을 안다.
같은 실수를 또 하면 안되니까. 정말 다 버려지게 되면 행동이 바뀌게 될 테니까.
내 행동이, 내 습관이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으면 그건 아직 다 버려지지 않은 것이니까.

 

사진 (8)
내 마음수련의 실체는 나로부터 벗어나는 것

내 생각, 내 주장, 내 감정이 과연 상대와 세상을 위한 것인지, 오직 나를 위한 것인지 항상 되돌아보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마음수련을 하면서 쉽게 빠질 수 있는 오류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내 생각이 맞고, 내 기분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 하지 않는 그런 마음과 행동이다.

바로 이 상태를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지금 누구를 탓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라.
내가 무슨 마음으로 지금의 행동을 하고, 지금의 감정이 어떤 마음으로 비롯되었는지 그 맥락을 잘 되돌아봐야 한다.

마음수련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자기를 돌아보고 그 마음을 버리는 곳이다. 조금 비워 졌다고, 조금 기분 좋았다고 끝이 아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그저 옛 속담이 아님을 절절하게 깨닫는 것 같다. 비워질수록 겸손해지고, 비워 질수록 바르게 살아가게 된다.

그게 마음수련이 가진 힘이고, 가장 큰 장점이다. 마음수련을 오래 했다고, 마음수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내가 판단 하려 하지 말고, 내 위주로 생각 하려 하지 말자. 다 함께 사는 세상을 자기 혼자 따로 살지 말자. 좀더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자기의 실체를 돌아보고 인정하고, 반드시 그 마음들을 비우면 좋겠다.

그래서 참 행복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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