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실체, 나의 동굴 체험기 2편

(이전 편에 이어)

화가 났을 때 닫아버리는 문

순간 나는 짜증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고 입은 꾹 다물었지만 나도 모르게 주둥아리가 앞으로 튀어 나왔나 보다. 역시나 팀장은 그런 내게,

왜? 또 뭔데?

하아, 왜 말 을거냐. 나는 최대한 침착한 척 하며 말했다.

아니, 지금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좀 더 확실히 지금 어떤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좀더 명확히 하고 넘어가자고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저히 생각이 멈춰서 멍 때리게 됩니다

속마음은 짜증을 머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끝내 가는데 갑자기 슝~ 하는 소리와 함께 볼펜이 내 심장 한가운데로 날아 왔다. (드라마에서나 보는 장면인 줄) 그리곤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고

나는 ‘하아, 이렇게 되면 동굴인데 이거 어쩌나.’ 란 생각이 들었다. 이거 이대로면 백퍼 동굴로 들어간다. 나 동굴 이제 안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떡하지 하면서 버티는데, 결국 항복을 하고야 만다.

팀장님. 저 못하겠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저 빼주세요. 저 못할 것 같아요

 나는 그대로 질러버리고 회의실 문을 나왔다. 여기까지는 대략 이렇다. 회의 중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고성이 오갔고, 한 명은 분노조절장애를 일으켰고, 또 다른 한명은 피해의식에 사로 잡힌 것이다. 보통 이런 상황이 오면 바로 동굴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왜냐면 서로 생각이 맞지 않아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시 서로 차근차근 집고 넘어가면 된다. 근데 여기서 생각지 못했던 상황은 그렇게 회의실을 박차고 나오고 난 후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 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 위험하다. 피해망상 중증인 내가 혼자 있다니. 결국 나는 이 상황이 오게 된 진짜 이유를 고민해보지도 않은 채 상대 탓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건 폭력이야.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할 수 있지?

아무리 내가 잘못하고 짜증을 유발한다고 해도

어떻게 소리를 지르며 볼펜을 던질 수 있지?

마음수련 명상, 나의 동굴 체험기

이게 시발점이었다.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한 나는 그날 내내 혼자 있게 된다. 그리고 억울하다며 사수에게 메일을 남기고는 동굴로 발을 내딛게 된다. 또 다시 찾아온 동굴. 이번 동굴도 마찬가지다. 쓸쓸하고, 외롭고, 내편은 아무도 없고, 또 나는 실수를 하게 되었고, 여전히 바뀌지 않은 나를 마주한 채 한숨을 쉬며 혼자 내방 내 이불 속으로 들어가듯 혼자 깊숙이 들어가 버린다

어둡다.

춥다.

배고프다

외롭다

저 밖의 빛이 너무 뜨거울 것 같다

난 어둠이 좋다

난 여기가 잘 어울리는 놈이다

그래

나는 동굴매니아지..

이번 생은 역시나 바뀌질 않는구나

머릿속을 맴도는 저런 생각들 때문에 나는 점점 피폐해져가고 얼굴에 회색 빛이 감돈다. 입은 계속 튀어나온 채로 몸 밖의 에너지는 “나 동굴이야~ 잘들 살아!!” 하면서 말이다.

호기심 많은 벽

이 동굴을 나오기 위한 방법은 언제나 그랬듯 명상이다. 내가 하고 있는 마음수련 명상. 마음수련실체는 나를 되돌아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방법대로 또 그 마음들을 없앨 수도 있다. 지금 내게 필요하지 않은 마음, 허상과 같은 그런 망상들을 마법처럼 사라지게 해준다. 물론 내가 제대로 하지 않고 띄엄띄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이따금씩 그 마음들이 올라오긴 하지만.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피해망상은 정신적인 질환이 아니던가? 보통 사람들하고 나는 다르겠지. 암튼 동굴을 약간 미화시켰던 것 같기도 한데 사실 동굴은 정말 힘들다. 정말 고통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이 피폐해 진다. 너무 너무 너무 힘이 든다. 마음적으로 말이다. 이번에도 그 고통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 혼자 또 경험하고 있다. 이 동굴을. 나는 언제 이 완전한 동굴을 벗어날까? 오늘은 유독 좀 밝게 써본다. 최근 며칠간 정말 극한 어둠의 끝을 보아서 살짝 바깥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암튼 오늘도 나는 동굴에 살고 있다.

 

 

Advertisements